내 2023 한 해 가장 큰 목표였던 Swift Student Challenge(스스챌)의 2023 위너로 선정되었다. 🥳
1. Swift Student Challenge란
스스챌은 iOS에 조금만 관심있다면 누구나 아는 WWDC에서 주관하는 공모전이다. .swiftpm 파일로 제출하게 되는데, Xcode에서 프로젝트 형태를 iOS App이 아닌 Swift Playgrounds App으로 만들면 된다. 이렇게 만들면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작업할 수도 있고 Xcode로 열어서 평소처럼 작업할 수도 있다!
스스챌의 목적 자체는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학생들에게 코딩? 겁먹지 말고 일단 스위프트를 맛봐라!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전 선정작들을 보면 코드나 디자인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하기만 하면 된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스위프트 교육용으로 나온 환경이기 때문에 제출작으로 플레이그라운드를 선정한 이유도 이와 관련있지 않을까한다.
2. 참가한 이유는
스스챌의 참가 자격은 학생이어야 한다. 자세한 조건은 홈페이지에 명시되어 있다. 나는 아카데미 소속 러너이기 때문에 자격이 충족되었고, 내년에 2년차 러너가 아닌 이상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 마지막 기회였다. 대학교 3학년 때도 스스챌이 있다는 것도 알고 무엇인지도 알았다. 막연히 나도 하고싶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당시에는 한국의 역대 위너들은 열 명이 조금 넘었고, 그래서 아 허들이 엄청 높구나..!라고 생각했다. 스위프트를 시작한 지 두 달 쯤 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이런 생각을 계속 갖고있었고 졸업에 몰두하느라 아예 알아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아카데미 1기에서만 열 명이 넘게 나왔더라. 아카데미에서 위너를 대상으로 인터뷰한 아티클을 올려주셔서 정독하고 프로젝트들을 찾아 분석도 했다.
일단 아티클만 읽어보면 일단 드는 생각은 와 나도 할 수 있겠는데?다. 네트워크 연결없이도 동작해야하는 프로젝트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부터 생각해야 할 범위가 엄청나게 줄어든다. 이건 2년 전에도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그럼 대체 뭘 원하는거지?라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당시에는 역대 위너들의 작품을 하나도 찾아보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유튜브에 WWDC Student Challenge를 검색해서 올라와있는 작품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봤다. 보통 선정된 작품은 ACCEPTED, 선정되지 않은 작품은 REJECTED 또는 SUBMISSION이라는 키워드로 올라오는데, 선정된 것과 그렇지 않은 작품들 간의 차이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해봤다.
그 후 내가 생각하기에 애플은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 흥미롭고 창의적인 발상, 기술적인 성과 등 해당 주제를 생각하게 된 계기와 그 결과물의 인과관계까지 고려했을 때 의미있는 것들을 선정하는 것 같았다. 앞서 말한 세가지 내용의 하나만 해당되더라도 스토리 텔링이 잘 되었다면 우승작으로 선정되는 것 같다. (내 개인적인 견해이다!)
3. 나는 이러한 내용으로 제출했다
당시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타서 '원샷한솔'이라는 유튜버의 쇼츠를 보게 됐다. 후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갖게 되면서, 시각장애인으로 사는 일상에 대한 컨텐츠를 다루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잘못 표기된 점자로 인해 겪는 불편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다룬 컨텐츠를 인상깊게 봤다. 특히 지하철에서 촬영한 영상이 있는데 스크린 도어 미설치나 훼손된 점자 블럭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던 경험을 나눈다. 나는 이 사람이 느낀 그 공포감에 이입하면서 아무것도 안보일 때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았다. 이 영상의 댓글을 보면 직접 해당 역에 전화해서 수리해주기를 요청했고, 실제로 반영되어 수리가 완료되었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확실히 사람들이 상황을 인지하고 이해한다면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잘 모르기 때문에 더 개선이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비장애인들은 관심이 없어 잘 모르는, 시각 장애인들이 잘못된 점자로 매일 겪는 문제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보자!라는 Challenge statement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완성된 프로젝트는
유튜브를 통해 보거나 App Store에서 Six dots를 검색해 다운받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다. 앱이 일회성이라 굳이 등록하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언제 어디서나 스스챌 얘기를 하게 되면 보여주고 싶어서 올려놨다!
스토리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 가는 스토리 게임 방식이며, 진행은 시각장애인 ‘제나’와 귀갓길을 함께 하는 짧은 시간동안 마주치는 문제상황을 인지하고 해결한다. 아까 말했듯 나는 원샷한솔님의 영상을 보면서 실제로 나의 상황이 된다면 얼마나 무서울지 조금이나마 공감했고, 이때의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스토리 주인공의 이름을 내 이름을 썼다.
4.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아카데미 MC2 팀원들의 엄청난 서포트가 있었다. 당시 MC2 팀 포밍이 막 되면서 아카데미 대부분의 관심이 스스챌로 쏠렸다. 우리팀도 모두 스스챌에 참가하게 되면서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피드백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이 시간에 굉장히 많은 인사이트와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원래는 현재 결과물의 아이디어를 처음부터 고안했던 것이 아니라, 단순히 사람들이 점자를 읽을 줄 알면 평소 점자에 관심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었어서 그저 점자 학습 도구를 생각했다. 근데 개발까지 모두 마치고보니 피어오르는 의문들을 해소할 수가 없더라. 이런 의문을 가진 채 팀원들과 피드백 시간을 갖게 됐는데, 막연히 이상하다?라고 생각만 했던 부분들을 팀원들이 콕콕 찝어 의문을 명확하게 해주고, 정말 자신의 스스챌을 생각하는 마음처럼 더 좋은 아이디어들을 함께 생각해주었다. 정말 고마웠고 팀원들에게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요망이들 최고 .. 🫶
5. 동경하던 스스챌 위너가 되었다
애플파크 초청권은 추첨에서 떨어져 쿠퍼티노에는 가지 못했지만.. 그동안 동경해오던 스스챌의 위너가 되었다. 부상으로 커스텀 후드티와 핀셋,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선물받았다. 나는 이 선물이 오롯이 내 힘으로 받았다기보다 나를 도와주신 우리 팀원들의 몫까지 함께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아카데미 작년 수료생 + 올해 러너들로만 위너 46명이 나왔다. 전세계에서 350명만을 뽑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아카데미의 존재가 주는 파급력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했다. 러너들의 열정도 대단했던 것은 물론이고 🔥👩🚒
나는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다시는 참여할 수 없겠지만 너무 좋고 값진 경험이었다. 이 글을 보는, 기회가 있는, Swift를 진짜 조금이라도 쓸 줄 아는 사람들은 뒤늦게 일찍 참여해볼걸!하고 후회하는 나와 달리 발빠르게 도전해보시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
+) 2023.07.29. 추가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않은 경우, 아카데미 수료 이후에도 알럼나이(Alumni) 자격으로 스스챌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