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2일(금) ~ 9월 24(일) 2박 3일간 연합 IT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참가하는 해커톤에 참가했다.
유니톤은 지원서를 작성할 때 소속된 커뮤니티가 있는지 답변하는 칸이 있다. 아무래도 IT 커뮤니티 활동 이력이 있다는 것은 최소한의 개발 능력이 검증되었다고 보는 것 같다.
유니톤에 가보면 실제로는 소속된 커뮤니티가 없는 분들도 많다. 커뮤니티 구성원이 필수 조건은 아니었다. 개인으로만 신청가능하고 지원서에 작성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팀 매칭이 이루어진다.
떨어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선발 예정 시간 후에도 한참 연락이 없어서 떨어진 줄 알았다.🥶 그냥 연기된 것이었음!! 그리고 원래 네이버메일을 쓰는데 구글폼으로 지원서 쓸 때 구글 계정으로 자동으로 제출된 것 같다. 발표되었다고 문자왔는데 아무것도 안와서 네이버메일만 이백번 새로고침했음 🔄
초대해주신 디스코드를 통해 모든 공지가 이루어진다.
해커톤이 시작되는 금요일로부터 이틀인지 사흘 전에 팀 매칭이 완료되어 디스코드에 팀 채널이 개설되었다. 아마 모든 팀에 있는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우리 팀에는 기획자로 참여해주신 분이 있어 기획자분을 중심으로 진행이 빨리빨리 이뤄졌다. 목요일 저녁에 간단하게 아이디어 회의가 있었다. 간단히 인사 후에 갖고있는 아이디어가 있는지 공유한 후 기획,디자인/서버/iOS 파트별로 나누어 세팅을 완료했다. iOS는 플젝 이름이 안나오니 할 게 없어서 유킷을 쓸 지 스유를 쓸 지만 결정했다 😪
해커톤 당일,
유니톤 선발 결과가 나오자마자 기차예매를 했었는데 오후 시간대가 전부 매진이라 아카데미 세션이 끝나기 전에 일찍 나가야 했다. 팀이 한창 바쁠 땐데 내 금토일 일정 + 이른 퇴근까지 겹쳐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너무 미안했다....🥲 최대한 빠릿하게 할 일을 모두 끝내고 서울로 올라갔다. 유니톤은 공덕역 바로 앞 프론트원에서 진행되었다. 잠시 사담하자면 나는 공덕에 도착하니 네시쯤이었는데, 이곳에 맛있는 커피와 빵을 파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프릳츠 커피 컴퍼니로 먼저 갔다.
다음 iOS 대전 세미나를 앞두고 정리할 자료가 있어 문서작업만 하다가 여섯시 반쯤 프론트원으로 갔다. (해커톤 시작은 19시!)
몰랐는데 오기 전에 팀원들로부터 프론트원이 창업주들의 꿈의 사무실이라고 들었다. 해커톤이 시작되면서 프론트원에 입주해 계신 'boildown'이라는 프로덕트를 개발한 lotlas의 대표님 이야기를 먼저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창업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대표님의 스토리가 우리 팀의 모습이 겹쳐보여 잠깐 불타올랐다 .. 🔥 다른 후원사로는 한터글로벌이 있었는데 나도 고닥교때부터 덕질을 오래 했었지만 한터글로벌은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한터 이사님이 해주시는 이야기는 회사 소개이지만 집중이 너무 잘되고 재미있었다. 애사심과 개발자들의 노고를 인정해주시는 마음도 너무 잘보여서 멋있다고 생각했따.
첫날은,
아이디어 회의로 진행된다. 해커톤에 참가해보신 경력자 팀원들이 많아서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첫 날은 아이디어 회의 후에 각자 쉬고 다음 날 아침에 모이기로 했다. 해커톤 시작 전에 디스코드에서 공유했던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10개정도의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1박 2일 내에 디자인 + 개발이 가능할지, BM, 기획의도 등을 모두 고려해서 아이디어를 결정했다. 처음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이돌 발굴 + 주식을 결합한 아이디어가 채택되었었는데 36시간 안에 개발하기 어려울 것으로 의견이 좁혀졌다. 엄청난 결정이었음!
그래서 우리팀은 '주변에 나와 같은 팬덤의 팬이 있으면 앱을 통해 소통의 장을 열어주는 앱: HOXY(혹쉬...?)'를 기획하였다.
특히 한터글로벌의 특별상을 노린 기획이라고 할 수 있겠다 .. 🤓
→ 앱을 켜면 근처에 같은 팬덤의 팬이 있는지 확인한다.
→ 있으면 팬들에게 '앗, 야생의 [몬베베]가 나타났다!'라는 내용의 푸시를 보내 근처에 동족(?)이 있음을 알린다.
→ 앱 내에서 다른 팬에게 이모지로 리액션을 보낼 수 있다.
→ 이모지를 보내면 5코인이 쌓인다.
→ 쌓인 코인은 한터의 팬덤플랫폼 '후즈팬(Whosfan)'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둘째날,
전날 열두시에 퇴근하고 아홉시에 모이기로 해서 조금 일찍 가서 스터디 과제를 미리 하고 있으려고 했는데.. 아홉시에 일어나버렸다 ...😪 진짜 놀래서 소리지르면서 일어났음;; 바로 옷만 갈아입고 짐만 챙겨서 출발했다. 순서대로 보면 디자인 + 백이 먼저 나와서 프론트에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일이 너무 많아서 푹 못잔지 정말 오래됐다. 한달간 다섯시간 이상 잔 적이 한 손에 꼽힌다. 마감 막바지에는 iOS가 정말 바쁠텐데 밤새 작업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다.
그런 걱정을 하는 와중에 너무 감사하게도 팀에서 내 카페인과 에너지바를 챙겨주셨다. 감동이야 앰퍼샌드 최고 너무 고마워요 🥹
전날 퇴근하면서 디자이너분께서 iOS 팀에 두가지 질문을 주셨었다. 정확한 질문은 기억 안나지만 기억으로는
🎨 "UI가 안예쁘면 어떠신가요?"
💻 "UI는 전혀 상관없어요. 다만 UX상으로는 좋지 않은 디자인은 개발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어느 누가 봐도 사용자 경험상 문제가 많은 디자인을 개발하도록 강요당한 기억이 있어서 저렇게 대답했는데 괜히 말했다 싶었다,,
부담을 괜히 얹어드린 것 같았다 😢😿
🎨 "디자이너가 유의할 점이 있나요?"
💻 "와이어프레임, Lofi 단의 디자인이 Hi-Fi에서 너무 급격한 변화가 있으면 힘든 것 같아요"
특히 해커톤이다보니 서버 측에서 API가 나오면 이후에는 프론트 작업이 어려울 것 같아서 이 대답을 드렸었다.
해커톤을 마치고나서는 디자이너께서 이 부분을 많이 고려해주셨다는 생각을 했다. 시상을 기다리면서 말씀하시기를, 디자인이 나오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하셨는데 그랬을지라도 일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GUI 하나하나 만들 때도 최대한 고심해서 만들어주셨고, 이후 발생한 수정작업들은 자잘한데다 이런 작은 수정마다 iOS와 상의를 거쳐주셨다.
유니톤에서 준비해주신 식사와 다과도 먹고, 이벤트도 몇개 참가하면서 코딩하다보면 벌써 거의 열두시가 되어버린다. 이쯤되면 iOS는 뷰 작업을 마무리하고 디테일을 수정하고 있었다. 야식으로 치킨을 챙겨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뿌링클, 치토스치킨, 교촌허니를 다 순살로 먹었는데, 뼈 콤보로만 먹어본 교촌 허니가 댕맛있었음 아 그리고 재미있고 편한 팀원들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대화도 재미있고 진행도 순조로워서 팀 매칭에 감사했다.
그런데 야식을 먹은 이후 api 작업을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푸시를 연동하기 위해 iOS 측에서 나오는 FCM 토큰을 서버 측에 드렸어야 하는데 왜인지 토큰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았다. 나도 사용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파이어베이스 공식문서를 찾아보면서 확인해봤는데도 원인을 모르겠더라. 아마도 다른 세팅보다 코드에 문제가 있었을 것아다. 이전 프로젝트에서 코드를 가져다가 붙여넣기 + 시뮬레이터 재시동했더니 해결됐다. 코드를 한줄한줄 비교해보면서도 확인했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다시 확인이 필요하다. 이것 때문에 2-3시간을 허비했다. 또 이것때문에 만들어주신 API를 모두 사용하지 못했다.. 사실은 토큰을 한 명이 해결하고 한 명은 서버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는데, 정신이 슬슬 없을 때라 fcm이 지금 당장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던 것 같다.
약속한 작업 시간을 한시간정도 늘리고, 약간의 하드코딩과 더미데이터를 통해 그럴싸한 시연 영상을 내놓을 수 있었다. 시연영상과 깃허브를 제출하게 되어있었지만 코드를 전부 확인하지는 않으시는 것 같다. 디자이너분과 기획자분께서 발표 내용을 너무 잘 구성했고, 발표도 깔쌈하게 진행됐다. 나는 발표때부터 계속 잤는데... 이후 시연부스할 때도 뒤에서 쿨쿨 잤다 ... 그러다 너무 조용해서 깼는데 후원사 임직원분들께서 우리 부스 심사를 하시는 중이었다 😬 갑자기 멀쩡한 척 일어나기 민망해서 조용히 심사평을 듣고 있었는데 날카로운 질문과 대체로 너무 좋은 반응을 남겨주셨다. 들어보니 약간의 수작업으로 시연이 너무 잘 진행됐고, 모두 좋은 심사평을 주셔서 팀원 모두 기뻐하셨다.
심사를 기다리는동안 유니톤에서 준비해주신 맥모닝을 먹으며 기다렸다. 좋은 심사평을 받아 안도하기도 했지만 다른 팀의 심사평을 모두 들은 것은 아니라 긴장하기도 했다. 심사 결과 발표 시간, 인프런 특별상 다음으로 한터글로벌 특별상이 발표되었다. 우리팀이 아니었다. 우리 앱은 특히 한터글로벌의 앱 '후즈팬'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운 기획이었기 때문에 사실 나는 이때부터 안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대상 직전 우수상 발표에서 우리팀이 불렸다 🎊
생각해보면 대상을 노려봐도 됐을지도..?ㅎ 라나 뭐라나
하지만 제시한 문제상황도 확실했고 앱으로 만든 해결책도 트렌디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후즈팬을 더 활용할 수 있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확실히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때문에 '조금 더 앱을 완성도있게 마무리했더라면'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HOXY [내적 친밀감]
내 손 안의 작은 팬덤, HOXY
unit-center.notion.site
나는 어떤 팀원이었을까
아카데미에서는 팀프로젝트를 마칠 때마다 CSS 회고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이 궁금증이 금방 해결되었지만,
이번 유니톤을 통해서는 스스로 한참을 고민해보게 될 것 같다.
유니톤은 공식적인 해커톤 중엔 첫 해커톤이었다. 나처럼 처음으로 해커톤에 참가하는 분들이나 다시 해커톤을 참가하게 될 나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최대한 주어진 시간 안에 구현 가능한 아이디어와 MVP를 설정하기'와 '마감시간보다 4-5시간의 여유를 갖고 마무리시간을 설정하고 선행작업이 늦어지면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작업을 모두 해두기'이다. 첫번째는 한 팀원분의 설득으로 잘 설정할 수 있었고, 두번째 부분은 머리로는 생각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예상치못한 상황에 대처하기 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팀은 좋은 성과를 얻었고 완성은 아니지만 마무리는 할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은 해커톤에 많이 참여하다보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수상까지 하면서 머나먼 포항에서 달려와서 주말을반납하고 해커톤에 참가한 그 의미가 더 깊어졌다. 수상뿐만 아니라 좋은 분들과 네트워킹도 하고 오랜만에 백엔드와 작업해서 긴장도 했고 재미도 있었다. 특히 해커톤에 많이 참여해보신 팀원분께서는 일정관리와 집중력이 상당했다. 배울점이 많았다. 또 가볍게나마 API 코드를 어떻게 분리해서 쓰는지 배워서 이번 프로젝트때 적극 활용하게 될 것 같다!
유니톤 마무리 이후에는 라틀라스 대표님께서 모두와 네트워킹을 흔쾌히 해주셔서 나도 인사를 드리고 명함을 받아왔다! 여쭤보고 싶은게 많았는데 마무리 인사때 모두 명함받아가시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좋았따. 우리 팀 이야기를 했더니 팀 안에서 명함을 다 뿌려도 된다고 하셨다. ㅋㅋㅋ 나중에 앰퍼샌드 팀원들과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과연 다음 유니톤은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
끗 -